단기 아르바이트를 제외하고 제가 처음으로 해본 아르바이트는 치킨집 아르바이트였습니다.
제가 일했던 치킨집은 치킨집 자체가 크리 크지 않고, 손님도 많은 편이 아닌지라 별로 바쁘지 않은 꿀이 뚝뚝 떨어지는 좋은 아르바이트였습니다.
그렇게 치킨을 튀기던 어느 날, 홀에는 손님이 물밀듯이 들어오고 주문전화도 쉼 없이 걸려온 날이 있었습니다.
저는 너무 바빠진 나머지 중간부터 정신줄을 놓고 일하기 시작했고,
그만 간장치킨을 만들어야 하는데 양념을 묻히는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그래서 일단 간장 소스를 묻히다 만 치킨을 밀어 두고 새로운 치킨을 튀긴 뒤 양념을 발라 나갔습니다.
하지만 이 한 번의 실수로
'사장님이 많이 화나시면 어쩌지?'라는 생각과 '또 이렇게 큰 실수를 하면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이 머리에 맴돌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생각이 머리에 계속 떠오르자 저는
행동이 의기소침해지고, 의기소침해진 만큼 일하는 것도 굼떠졌습니다.
하지만 가장 큰일인 건 나쁜 생각을 하는 것에 사로잡혀 또 실수를 해버린 것입니다.
양념인데 간장을 바르고 간장인데 땡고추를 바르고,
크리스피 치킨인데 일반 닭튀김 옷을 입히고
치킨을 5개쯤 버렸을 때 사장님이 정말 열이 받으신 나머지 소리를 정말 크게 지르고 주방 테이블을 내리치셨습니다.
그러한 사장님의 행동에 저는 더 의기소침해졌지요.
밤 11시가 되고 마감까지 다 끝나고 난 뒤 사장님이 말하셨습니다.
'네가 생각해도 오늘 너무 심했다고, 치킨 5마리 버린 거 그중 2개는 치킨 값만 받을 테니까 집에 가져가서 먹어라'
그래서 그날 저는 치킨 두 마리를 싼 값에 먹는 행복을 맛볼 수 있었습니다.
결론이 이상하게 났지만
누구든 회사에서 큰 실수를 하게 되면 위축되게 됩니다.
심지어 별거 아닌 실수라도 직장 상사에 따라 위축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위축은 업무에 집중하는 것을 방해하고, 지속적으로 스트레스를 주어 에너지를 금방 고갈시킵니다.
에너지가 고갈되면 효율적으로 일을 할 수 없고 또 잔실수가 이어지게 되겠죠.
한 번의 위축이 앞으로의 일에 계속 악영향을 주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악순환을 해결해 직장 내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우리는
1. 분업을 하고 감정을 빼야 합니다.
'책 회사는 싫지만 회사 생활은 잘하고 싶어'에서는
직장내 감정 소모와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분업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책에서는 상사의 몫은 상사의 몫 내 몫은 내 몫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즉 감정을 배재하고 내가 책임져야 할 일은 내가 책임진다는 것이죠.
예를 들면
자료를 정리해서 보고해야 할 일이 생겼습니다.
내 몫은 자료를 정리해서 상사에게 보고하는 것이고,
상사의 몫은 그 보고에 대한 피드백을 주는 것입니다.
일을 할 때에는 딱 이러한 팩트만 생각해야 합니다.
만약 보고를 하다가 상사가 화가 난 거 같으면
스스로 위축되고 스트레스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상사가 화가 난 것 같지만, 그건 상사가 화가 난 일이고 그건 그 사람이 스스로 책임져야 하는 일이다.
내가 책임져야 할 일은 정리한 자료를 상사가 알아들을 수 있게 확실하게 설명하는 일이다.
라고 감정을 배재하고 팩트만 생각한다면,
어쩌다 생긴 잔 실수에도 덜 위축되고 감정 소모도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2. 관심 분야를 넓혀 다른 가치들을 찾아야 합니다.
관심 분야를 넓혀서 자신의 인생에서 다양한 가치를 찾는다면, 극심한 직장 스트레스를 벗어날 수 있습니다.
직장을 다니는 것이 인생의 전부이며, 직장에서의 성공이 인생의 목표이자 의미인 사람이 있습니다.
이러한 사람이 실수를 저질러서 상사에게 혼이 난다면,
인생이 무너지는 것과 같을 것입니다.
물론 직장에서 열심히 일해서 성공하는 것은 인생의 중요한 하나의 가치이고 목표입니다.
하지만 워라밸이라는 것이 중요하게 생각되듯 세상을 사는데 균형이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직장뿐만 아니라 다양한 인생의 가치들을 찾는다면,
직장에서 실수를 인해 꾸지람을 듣는다고 세상이 무너질 듯 위축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3. 적용
글의 처음에 치킨집에서 실수를 한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처음 간장치킨을 만들어야 하는데 양념치킨을 만들었을 때
저는 진정하고
사장의 몫은 치킨 사업을 하는 것
직원 일을 잘해서 큰 이득을 보는 것도 실수를 해서 손해를 보는 것도
모두 사장님이 책임져야 할 몫이다.
내 몫은 최대한 실수 없이 치킨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앞으로 치킨이나 잘 만들자
라고 멘탈은 잡고 일을 했으면 아마 치킨을 5마리나 날려버리지 않았을 것입니다.
또한
치킨집 아르바이트하는 것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다
세상에 아르바이트할 곳은 많다.
치킨집 아르바이트가 아니더라도 내가 행복을 얻을 곳은 많다.
라로 생각했어도 실수로 만든 치킨을 원가에 먹는 행복을 누릴 수 없게 되었을 것입니다.
<참고>
책 회사는 싫지만 회사 생활은 잘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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